■ General ■
[시] 나무를 낳는 새
Ella YUN
2004. 12. 21. 16:54
찌르레기 한 마리 날아와
나무에게 키스했을 때
나무는 새의 입 속에
산수유 열매를 넣어 주었습니다
달콤한 과육의 시절이 끝나고
어느 날 허공을 날던 새는
최후의 추락을 맞이하였습니다
바람이, 떨어진 새의 육신을 거두어 가는 동안
그의 몸 안에 남아 있던 산수유 씨앗들은
싹을 틔워 무성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유하의 시<나무를 낳는 새> 중에서-
[출차: 안도현 詩人이 전하는 러브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