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뉴욕의 연인' 새라 제시카 파커

Ella YUN 2004. 12. 18. 00:57



새라 제시카 파커
..

그녀의 이름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패셔너블한 싱글 뉴요커의 화려한 삶일 겁니다.


화려하고 과감한 명품 옷과 값비싼 가방,

끊임없이 나타나는 새로운 남자와의 짧은 데이트와 가벼운 결별,

주말이면 싱글 친구들과 찾아다니는 멋진 레스토랑과 클럽,

바쁘게 일해 번 돈을 구두 사는 데 쏟아붓는 쇼퍼홀릭..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이것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의 모습이지

새라 제시카 파커의 모습이 아니지요.

지금은 물론 애기까지 있는 마흔이 다 된 유부녀이기도 하지만

싱글 뉴요커 시절에도 그녀의 삶은 캐리와 180도 달랐습니다.

그녀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람 만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으며,

화려한 옷차림은 별로 해본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유명한 곳에는 ‘소외 당할까 겁나서’ 잘 나다니지 않았고,

데이트는 주로 가족이 소개시켜준 사람과 했다는군요.

그것도 한번 사귀면 단호히 헤어지질 못하고 오래 사귀는 스타일이었지요.

새라는 1965년 오하이오주 넬슨빌에서 태어났고
파커는 새라의 어머니 바브라가 새라의 친아버지와 이혼하고

스티븐 파커와 재혼함에 따라 얻은 성입니다.
바브라는 재혼 이후 4명의 아이를 더 낳았고,

그래서 새라의 형제는자그마치 8남매입니다.

그래서 그녀의 집에는 항상 아이들이 북적거렸지요.

새아버지는 트럭 운전기사였고,

새라네 집은 어려서부터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며 생활했습니다.

새라는 “어려서부터 떠들썩한 생일 잔치 같은 건 모르고 자랐고,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것도 받아 본 적이 없었다”고 회상하곤 합니다.

“가난해서 힘들었던 게아니라, 어머니의 걱정하는 모습을 보는 게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새라는 어린 시절 노래와 춤을 좋아해 11살에 프로 발레단에 합류했고
TV극 ‘성냥팔이 소녀’에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브로드웨이 연극 ‘이노슨츠(The Innocents)’에 출연하게 됐지요.


이를 계기로 새라의 가족은 뉴저지로 이주했고,
새아버지는 뉴욕에서 순회공연 버스를 몰기로 했지요.
이들은 가난했지만 문화공연을 좋아해서,
온 가족이 브로드웨이 연극 ‘애니’를 입석에 서서 관람하기도 했다는군요.

당시 새라에게 ‘애니’는환상 그 자체였지만, 자신이 그런큰 무대에 설수 있을 거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새아버지는 “너라고 못 할 거란 생각 말라”며 격려했고
결국 그녀는 ‘애니’에 조연격인 고아 중 한명으로 선발됐습니다.

극단에선 만일의 경우 대역을 할 수 있게끔 애니의 대사도 모두 외우게 했고,
정말로 그 ‘만일의 경우’가 찾아와 새라는 애니 연기를 하게 됐지요.
이때 보인 연기력으로 새라는 ‘차기 애니’로 선발됐고,

13세의 나이에 1년은 고아 역으로 1년은 주인공 애니 역으로 무대를 누빌 수 있었지요.

이후로도 그녀는 여러 배역을 찾아다녔고

‘섹스 앤 더 시티’에 미란다 역으로 출연한 신시아 닉슨과 영화 ‘숲속 작은 집’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LA에 남아 연기를 계속하기로 했죠.
이후 ‘스퀘어 펙스’ ‘풋 루스’ ‘퍼스트 본’ 등의 영화에 출연하게 됩니다.

섹스 앤 시티’에선 칼럼을 쓸 정도로 연애 전문가로 나오지만,

실제 그녀의 연애는 그다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984년 유명한 영화 제작자 로버트 다우니 시니어의 아들인

영화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만나 수년간 동거했지만
그가 마약과 알콜에 중독돼 찌들어감에 따라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91년에 헤어졌지요.

그녀의 인생에 전환점을 가져다준 것은 유명 코믹 배우 스티브 마틴입니다.
그는 새라를 눈여겨 보고 1991년 ‘LA스토리’에 자신의 장난꾸러기 어린 연인 샌디 역으로 출연시켰고,

이후 그녀는 할리웃에서 주목을 받게 됐으니까요.


이무렵 그녀는 말 그대로 ‘싱글 뉴요커’였지만
클럽과 파티를 즐겨 찾아다니며 쉽게 사람을 사귀는 사교적인 스타일이 아니었지요.
오히려 사람 많은 인기장소는 ‘겁나서 잘 못 가는’ 수준의 소심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당시 '미국 최고의 신랑감'으로 꼽히던 케네디 대통령의 아들

존 F 케네디 주니어가 연극을 보러 와 새라에게 호감을 표시했고
이후 그녀는 몇달간 파파라치들의 추적을 받는 ‘화려한 연애’를 해보게 됩니다.


1992년에는 ‘허니문 인 베가스’에선 니콜라스 케이지의 상대역을 맡은 뒤
1년간 케이지와 연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평범한 사람은 별로 안 사귄 셈이네요.)

그리고 ‘힘들이지 않고 성공하는 법(How to Succeed in Business Without Really Trying)’에서
현재 남편이 된 매튜 브로데릭을 만나게 되지요.

두 사람은 사귄 지 5년만인 97년 일가친척들만 부른 자리에서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사진 기자들이 북적이는 자리보다 가족들이 주인공이 되는 자리로 만들려고 그랬다는군요.

새라의 인생에 황금기가 찾아온 것은 알다시피 1998년 ‘섹스 앤 더 시티’에 출연하면서부터입니다.
싱글 뉴요커들의 화려한 삶을 그린 이 드라마가 전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오하이오 시골의 가난한 8남매 출신 그녀는 ‘전문직 싱글 여성’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지요.
새라는 이 드라마로 2000년, 2001년, 2002년, 2004년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총 4차례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처음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땐 얼마나 당황하고 놀랐는지
자기도 모르게 “Oh, shit”이라는 말이 입에서 터져나왔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하여튼 그녀는 이 대대적인 히트 드라마에서

우리나이로 마흔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과감하고 화려한 패션을 마음껏 선보임으로써

수많은 여성들에게 '섹스 앤 더 시티 따라잡기' 열풍을 일으켰습니다.

사실 캐리의명품 패션을 그대로 따라할 순 없고 정확히 말하자면

스스로의옷차림과 섹스 등 싱글 여성의자신만만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을 한층 드높였달까요.

드라마 컨셉상 캐리는 뉴욕 거리에서 패션쇼를 벌이는 듯한 복장으로 일관하지만

사실 뉴욕에 캐리처럼 명품 옷과 번쩍이는 하이힐로 치장하고 매일거리를 쏘다니는 사람은 드물죠.

새라자신도의상담당자가 골라 온 새로 입을과감한 의상을 받을 때마다

"오 마이"를 연발하며 얼굴을 가리고 민망해했다고 합니다.

새라는연기만 하는 주연 배우에 머물지 않고 의상 스토리 작업 등에까지 적극 참여해 의견을 반영시킨 끝에

결국 '섹스 앤 더 시티'의 공동 제작자로 영입되게 됐지요.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새라는 처음부터 제작자 같았다"고 입을 모으더군요.

연애는 서툴었지만 일에 있어선 적극적이었던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아닌가 합니다.

새라는 2002년 아이를 임신한 이후에도 남은 시즌 촬영을 계속해야 했습니다.

이때 제작진은 그녀의 불룩한 배를 최대한 가리기 위해

온갖 거대한 가방과 모자, 쇼핑백 등을 동원해야 했다고 하더군요.

(드라마 속에서 필요 이상으로 커다란 가방들을 여러개 들고 다닌 것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새라는 그해 10월 아들 제임스 윌키 브로데릭을 출산했고

아이가 많은 집에서 자라선지 항상 아이와 함께 있고 싶어해

촬영장에도 종종 아이를데리고 오는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촬영장에 안 데리고 와도 된다"고 보모에게 맡겼다가도

오후에 전화를 걸어서 "너무 보고 싶으니 데려와달라"고 할 정도라니

결혼과 아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싱글 캐리 브래드쇼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요.


새라 가족은 지금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 하나지만
그럼에도 그냥 유모차를 이끌고 남편과 걸어서 공원까지 산책을 즐긴다고 합니다.
그렇게 일반인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대중에 노출시킬수록
점차 사람들의 반응도 편안해질 것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라네요.
과연 ‘뉴욕의 연인’ 다운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진작부터 ‘캐리가 빅과 갔던 호텔’ ‘캐리가 물에 빠진 선상 레스토랑’ 등
드라마에 등장한 장소마다 되밟아보는 ‘섹스 앤 더 시티’ 팬들로 북적인다는데

('섹스 앤 더 시티' 투어 상품도 나온 건 물론입니다)
‘섹스 앤 더 시티’는 아쉽게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드라마속 추억의 장소들과 함께 ‘영원한 뉴요커 캐리 브래드쇼’는 영원히 기억될 듯 합니다.

P.S.

아.. 그리고 한가지,
‘섹스 앤 더 시티’를 찍으며 협찬 받은 수많은 옷과 가방과 구두는
다 어디로 갈까요? 도로 회수해갈까요?

그녀가 래리킹 라이브에 출연했을 때 전화 연결 된 시청자가 이에 대해 물었는데
새라는 수줍게 웃으며 “사실 많은 경우 갖는다”고 털어놓더군요.
사실 대부분의 협찬품은 그냥 배우에게 주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새라의 협찬품들이 워낙 고가의 명품이 대부분이어서 그렇지..

하긴 구두든 가방이든 그녀가 드라마에 걸치고 나옴으로써
전세계 수많은 시청자들의 쇼핑 리스트에 올라가 불티나게 팔린다는데
그 엄청난 광고효과를 생각하면 업체쪽에서 트럭으로 실어다줘도 아깝지 않을 듯합니다.
생각해 보면 이 드라마가 나오기 전까지 우리나라에서 일반 시청자가운데

‘마놀로 블라닉’과 ‘지미 추’ 그리고 ‘에르메스 버킨’을 아는 여자가 몇명이나 있었겠냔 말이지요..

[출처: http://blog.chosun.com/blog.screen?blogId=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