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DEN PIGS ‘소비’몰러 나간다
  • 올 10대 소비트렌드는‘황금돼지’
  •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과학과 교수 / 방성수 산업부 기자 ssbang@chosun.com
    입력 : 2007.01.26 13:56
    • 일러스트=김의균기자 egkim@chosun.com
    • ‘황금돼지해’로 기대를 모은 정해년이 출발부터 심상치 않다. 유력 대선주자가 사퇴하고 주가는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시장을 주도할 소비 트렌드를 예측하는 작업은 기업 경영전략 수립의 첫걸음. 는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소장 이연숙)·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소장 조은정)와 함께 2007년 대한민국 10대 소비 트렌드를 정리했다. 10대 소비 트렌드의 첫 글자만 모았더니 ‘GOLDEN PIGS’가 된다. 이래저래 황금 돼지가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

      1.Global

      2007년은 ‘소비의 세계화’가 정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경제는 꾸준히 세계화의 과정을 밟았지만, 올해 소비의 세계화는 나라 안(in-bound)과 밖(out-bound)으로 한층 심화될 것이다. 원화 강세로 소비자 부담이 가벼워지고, 대선으로 갈등의 대립 각이 첨예해지고 있지만 교육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해외 휴가·여행·투자·유학 열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미드’(미국 드라마)·‘일드’(일본 드라마) 등 해외문화상품 마니아 층이 두터워지고, 외국의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 행태를 추종하는 소비가 늘 전망이다.

      2. Open to Public

      이제는 과시의 시대다. 싸이월드·블로그·UCC(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 열풍으로 이어지는 온라인 문화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는 견디지 못하는 세대가 폭넓게 늘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2007년은 과시의 욕망이 오프 라인으로까지 넘쳐흐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패션회사들이 출시를 기획하고 있는 ‘누드 핸드백’이 극명한 예다. 내용물을 모두 보여주는 핸드백이라니! 일반인 대상 스타 발굴 프로그램의 인기, 여성들의 섹시한 자기 과시 욕망 등의 경향도 주목된다.

      3. Lively Moms(활동적인 엄마들)

      386은 정치권의 화두만이 아니다. 386의 절반이 가정에 포진하고 있다. 4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젊은’ 엄마들이 자녀교육과 가정 생활에 필요한 소비를 활발하게 수행할 것이다. 2000년에 대거 태어난 ‘즈믄둥이’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작년 쌍춘년과 올 황금돼지해를 맞아 결혼과 출산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에는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소비부진이 예상되는데, 교육·육아 관련 소비는 불황기 소비의 마지막 보루다.

      4.Duality(두 얼굴의 소비자들)

      100원이라도 싸게 샴푸를 사기 위해 멀리 대형 할인점까지 가는 것을 마다하지 않지만, ‘명품’ 핸드백에는 100만원도 아깝지 않다는 것이 요즘 소비자다. 최고급과 실속, 유행추종과 개성추구, 최신과 복고, 블록 버스터와 마니아 등 소비의 ‘신(新)양극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 계층이 프리미엄 소비자와 가치 소비자로 양분되고, 구매하는 품목에 따라 상반되는 가치에 입각해 소비하는, ‘두 얼굴의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난다.

      5.Empathy(감정이입)

      문화상품·광고계를 중심으로 ‘친숙한 것에의 감정이입(Empathy)’이 화두다. 문화계에서는 리메이크 열풍이 이런 경향을 주도한다. 대선과 경기침체가 두드러질 올해, 문화기획자들은 검증된 원작을 기반으로 ‘안전한’ 투자를 선호할 것이다. 광고에서도 특급 광고모델의 스타 파워가 감소하고 친근한 모델의 약진이 예상된다. 스타의 매력보다는 광고 자체의 이야기(내러티브)·유머 등에서 오는 공감이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6.Networked by Mobile(무선통신의 진화)

      지난 10년이 유선 인터넷의 시기였다면, 앞으로 10년은 무선·모바일 기기의 시기가 될 것이다.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블루투스(근거리 무선통신)·와이브로(휴대 인터넷) 등 무선기술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지만, 올해에는 HSDPA(고속 하향 패킷 접속) 서비스에 주목한다. 통신사들이 무선데이터 요금을 인하하고 정액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UCC가 얼마나 활성화되느냐에 따라 1997년 TV 토론, 2002년 인터넷에 이어, 금년은 모바일 대선이 될 가능성도 있다. 휴대폰의 무한 진화 가능성이 선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7. Proteurs(프로급 아마추어시대)

      UCC에서 PCC(Proteurs Created Contents)로. 프로추어(Proteur)란 전문가(Professional)와 아마추어(Amateurs)의 합성어. 프로급 전문성을 갖춘 아마추어들이다.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UCC열풍은 커다란 파장을 낳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양이 아닌 질이다. ‘영양가 있는’ UCC를 생산하는 프로추어의 확보를 위해, NHN·다음 등은 힘겨운 전쟁을 벌일 것이다.

      8. Individualization(개인화)

      현대 소비의 역사는 ‘개인화’의 역사다. 과거 마을에 한두 대 있던 전화기를 이제 초등학생까지 들고 다닌다. TV·카메라·오디오 등 모든 전자 제품이 개인화 과정을 거쳤다. 소비물이 개인화될수록 소비자는 ‘나만의 것’이라는 증거를 남기고 싶어한다. 소비자의 개별적 수요에 부응하는 ‘맞춤성’ 여부가 히트 상품을 가르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9.Glittering(반짝임)

      연초부터 여성들의 스타킹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올해 디자인의 키워드는 반짝임이다. 패션계에서 퓨처리즘이 각광받으면서 메탈릭·실버 등 ‘광택’이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백색가전·디지털 제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반짝이는 아이템과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을 것이다.

      10. Simple(단순함)

      단연 미니멀리즘의 한 해다. 심플하고 슬림한 것이 인기를 끌고,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단순한 구절이 반복되는 노래들, 컬러링에 맞춰 짧아지는 음악들, 핵심 기능만 남기고 축약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리모컨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느낌만으로 구매하는 젊은 소비자들, 단순함의 미덕이 돋보이는 한 해가 될 것이다.


    • 10대 트렌드 뒤에 숨은 5가지 뜻은…

      10대 트렌드를 파악한 다음, 경영전략 관점에서 5대 함의를 추출했다. 위기관리·목표 정의·사용자 편의·감성·유연성 5개 단어가 올해 전략의 키워드다.

      1>위기 관리에 집중하라

      금년 경제 전망은 대체로 어둡다. 환율·대선·북한 핵 위기·세계 경제의 변동성 증대 등 불확실성의 요소가 어느 때보다도 많다. 소비도 전반적으로 규모가 위축되고, 까다로운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양한 리스크를 점검하고 전략적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

      2>제품 지향점을 명확히 하라

      상품 기획도 양극화시대. 프리미엄 제품이 되려면 소비자의 차별화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상징을 획득해야 한다. 대중제품은 상품의 핵심 가치에 충실하면서도 저렴하게 공급, 가치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대한민국 1%’와 ‘롱테일(long tail·시장에서 소외돼 온 다수)’이 공존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 지향점이 명확해야 한다.

      3> 사용자 편의성을 확보하라

      프로슈머(Prosumer)·UCC·PCC·위키디피아(Wikidepia·사용자들이 만드는 백과사전)·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대중의 아이디어를 경영에 반영하는 것) 등 소비자들의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업들이 기능 탐색, 사용자 인터페이스, 프로그램 메뉴의 구성 등을 쉽게 만들어 소비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감성을 재발견하라.

      상황이 불확실할수록 익숙한 것에 의지한다. 친근하게 공감할 수 있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냉장고 하나도 ‘여자의 행복’이 된 지 오래. 어느 때보다도 ‘따뜻한’ 마케팅 호소력이 필요할 것이다. 현대적 감성으로 업그레이드시킨 리바이벌·리메이크, 최신 기술의 복고적 재구성 등 감성과 이성의 조화와 재발견이 어느 때보다 유효한 한 해가 될 것이다.

      5>유연한 소비 트렌드 대응체계를 갖춰라

      회개하시라! 그대들이 진정으로 소비자 지향적인가? 많은 기업이 소비자 지향을 외치지만 경화(硬化)된 마인드와 조직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해오던 일’을 답습하고 있다. 조직을 유연하고 성과 지향적으로 만드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다. 소비자는 바다와 같다고 했다. 늘 그대로인 것 같지만 항상 변한다.

      (공동기획 : 삼성전자 글로벌 마케팅 연구소 , 서울大 생활과학연구소, 조선일보)

  • Posted by Ella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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