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겨울날 시인은 무엇인가 수심에 차서 나무 밑을 걸어가고 있는데, 마침 까마귀 한 마리가 후다닥 날갯짓으로 가지 위의 흰눈을 흩뜨린다. 근심으로 상기된 얼굴에 차가운 눈가루가 닿는 순간, 문득 기분이 상쾌해지고 새로워진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노래했던 일상 속의 행복도 생각난다. “장미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새끼 고양이 수염, 반짝이는 구리 차주전자…. 아작아작한 애플파이, 도어벨 소리, 코끝과 속눈썹 위에 내려앉는 눈송이들…. 내 마음이 슬퍼질 때 나는 이런 것들을 기억합니다. 그러면 기분이 훨씬 나아지지요.”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라면 세 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고 한다. 로또 복권 당첨되는 행운은 아무리 눈 크게 뜨고 찾아도 없지만, 찾기만 하면 눈에 띄는 세 잎 클로버처럼 행복은 바로 내 옆에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비 오는 오후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도 수심에 싸였던 내 하루를 새롭게 하는 행복이다.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6> 행복은 세 잎 클러로버처럼
입력 : 2004.07.07 17:45 34' / 수정 : 2004.07.07 18:07 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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