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선정 2004 10대 뉴스 <국내>
입력 : 2004.12.19 19:12 26' / 수정 : 2004.12.20 13:58 22'


① 불황

극심한 내수 침체로 “체감 경기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나쁘다”는 서민의 하소연이 1년 내내 그치지 않았다. 내수 경기의 대표적 지표인 소매업 생산은 사상 최장(最長)인, 21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소규모 식당 주인들의 ‘솥뚜껑 시위’가 서민 경제난과 불황을 웅변했다. ‘5%대 성장’을 공언하던 정부는 뒤늦게 “올해 성장은 4%에 그칠 것”이라고 인정했다.

② 盧대통령 탄핵과 17대 총선

3월 12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가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의결했다. 선거법 위반 등이 이유였다. 노 대통령의 권한 행사는 즉각 정지됐고, 5월 14일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이 나고서야 회복됐다. 탄핵의 역풍은 예상외로 커서 4월 15일 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152석의 과반 의석을 얻었고,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탄핵을 주도한 야당은 참패했다.

③ 新행정수도 이전법 위헌 결정

10월 21일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수도 이전은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정부는 헌재 결정으로 즉각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8월 11일 신행정수도 입지로 결정됐던 연기·공주 등 충청권의 거센 반발, 여권의 헌재 공격 등 정치·사회적인 후폭풍이 거셌다. 정부 대책위는 내년 초 대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④ 황우석 교수 인간배아 복제 성공

2월 13일 서울대 황우석(黃禹錫)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복제 및 치료용 줄기세포 추출·배양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황우석 신드롬’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과학 붐이 일어났으며, 황 교수는 과학자 중 처음으로 국가요인급 경호를 받게 됐다. 사이언스지는 이달 17일자에서 황 교수의 연구 결과를 올해 10대 연구성과 중 세 번째로 뽑았다.

⑤ 김선일씨 피살… 이라크 파병

지난해 9월 미 정부가 요청한 뒤 5개월여의 논란 끝에 지난 2월 국회에서 이라크 추가 파병 동의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안전상의 이유로 파견지가 키르쿠크에서 아르빌로 바뀌면서 파병이 지연됐다. 6월엔 이라크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김선일씨가 피살돼 큰 파문을 일으켰다. 우여곡절 끝에 8월부터 11월 말까지 3600여명의 자이툰 부대가 아르빌에 파견됐다.

⑥ FTA시대 개막

1년4개월을 끌어오던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하고 4월에 정식 발효됐다. 11월에는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함으로써 동남아 진출을 향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과 FTA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어서 FTA 시대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⑦ 북한 용천역 폭발 참사

4월 22일 오후 북한 신의주 부근 용천역에서 석유와 LP가스를 실은 화물열차들이 충돌하면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일어났다. 수천명의 사상자가 나고, 역 주변 600m 이내 건물이 모두 부서지는 대형 참사였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사고 사실을 빨리 공개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남한의 민(民)·관(官)은 물론,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도 복구를 지원했다.

⑧ 욘사마 열풍

KBS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 NHK에서 방영되면서 주인공인 탤런트 배용준을 일컫는 ‘욘사마’ 신드롬이 일본 열도를 뒤덮었다. 그는 홀로 거대한 사회현상을 만들어내는, ‘스타’ 이상의 그 무엇이었다. 욘사마는 올해 일본 최고의 화제 단어로 선정됐고, 히트상품 목록에도 올랐다. 한국은 욘사마를 보기 위해 오는 일본 팬들로 수천억원대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

⑨ 수능 휴대폰 커닝

11월 17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부정행위와 대리시험으로 얼룩졌다. 광주에서 시작된 부정 파문은 곧 전국으로 확대됐으며, 수험생 등 374명이 입건되고 314명의 성적이 무효 처리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학원장이 낀 조직’ ‘대물림 커넥션’까지 밝혀지면서 사회에 만연한 학벌 지상주의의 폐해와 도덕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냈다.

⑩ 21명 살해범 유영철 체포

연쇄살인범 유영철(34)이 7월 18일 체포됐다. 이혼당한 뒤 여자를 혐오하게 됐다는 그는 작년 9월부터 출장마사지 여성, 부유층 노인 등 21명을 잔인하게 살해했다. 한 사람이 저지른 살인 숫자로는 정부 수립 이후 최대였다. “100명을 죽이려 했는데 빨리 잡혀 아쉽다”고 하는 등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던 그는 12월 13일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Posted by Ella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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